2013-01-15
장순흥 KAIST 교수, 빌 게이츠와 '4세대 원전 액체금속로' 설계 협력
빌 게이츠 새 회사 테라파워! 한국 손잡나?
지진-쓰나미에도 ‘한국 원전’ 문제없다!...[피동냉각]-[액체금속로]를 아십니까?
2011년 이른 봄 동일본 대지진이 초래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일본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자존심을 버리고 원자력 안전에 관한 세계 최고의 해외 전문가 5명을 초빙했다.
그가 바로 장순흥 KAIST 교수다.
검증 안 된 부품 사용과 일부 장치 고장 등 원전 안전에 잇따라 이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기본적인 생각은 ‘필요하지만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원전 정책의 키워드는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다”
#1. 영광과 월성 원전이 잇따라 가동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언론은 핵심부품에서 균열이 발생하는 등 원전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정말 안심해도 되나?
"우리의 숙제는 원전의 안전성 확보다. 확보된 안전을 국민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잘 이해시키는 것은 또 다른 숙제다.
사람이 사고나 각종 재해로 사망할 확률은 통계적으로 ‘5×10의 마이너스 4승’ 즉 50,000분의 1이다.
단언하지만 원전 사고로 주민들이 사망할 염려는 없다. 우리의 원전은 이런 안전성을 충분히 구현하고 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원전에 대해 갖고 있는 관념적인 위험성 때문이다. 화력과 수력, 원자력 가운데 가장 안전한 것이 원자력발전인데도 사람들은 수력이 가장 안전하고 원자력은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나아가 원전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원전운전 절차서’를 철저히 준수하고, 원전 종사자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한 현안이다.
#3. 원전 인근 주민들이나 일부 시민단체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도 원전 자체가 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한다.
원전 사고가 직접원인이 돼 사망할 확률은 이미 말씀드렸다. 일부 원전 인근 주민들께서는 원전이 백혈병과 같은 암을 유발한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이것이 국민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하나의 원인이 되는 것 같다.
원전의 안전성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필요 이상의 과도한 불안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4. 그렇다면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이 기회에 우리나라의 원전 안전 대책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절대적 안전’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이 쓰나미나 지진 등 자연재해는 물론이고 운전원의 조작실수로 인한 경우까지 고려한 ‘심층 방어’, ‘제로 리스크’가 목표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원전은 [사람이 조작을 실수하는 경우], 전기가 아닌 중력의 차이를 이용해 자동으로 원전가동을 멈추는 [피동 운전]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5.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기술적 측면에서는 [피동냉각]인 것 같다. 용어 자체가 낯선데 이 기술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원전 안전은 원자로 내부의 잔열 제거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소외-소내 전력'을 완전히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원자로 내부 '잔열'을 제거할 수 있는 [피동냉각]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신형원자로 연구센터에서는 이런 [피동성]을 더욱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6. 말씀을 정리한다면 전기가 완전히 끊기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전기가 아닌 [중력의 차이]와 [자연순환]으로 원자로를 냉각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 원리를 설명해 달라.
원자로의 노심은 정지된 후에도 계속해서 열을 내기 때문에, 그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이렇게 기화된 증기는 공기보다 가볍기 때문에, 배관을 통해 위로 올라간다. 배관 상부로 올라온 증기는 차가운 냉각수를 만나 물로 응축되고, [중력의 차이]에 따라 다시 원자로 아래로 내려가 노심의 열을 식힌다.
①중력차에 따른 냉각용수 노심 순환→ ②냉각용수 증기로 기화돼 상승→ ③원자로 상부의 냉각수와 만나 물로 응축→④중력차에 따라 다시 원자로 노심 냉각
이런 [자연순환의 원리]를 이용해 [전기가 없이도 노심의 '잔열'을 제거]할 수 있다.
#7.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격납용기 내부의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는 중대사고로 이어졌다. 우리의 경우 방사성 물질이 격납용기 밖으로 나오는 최악의 상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인가?
어떤 경우에도 방사성 물질이 격납용기 밖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막는 기술은 지금도 거의 구현하고 있다.
이제 원자력 안전 기술은 인명피해 방지를 넘어서 원전 사고로 인한 환경오염 발생위험을 차단하는 데까지 와 있다.
#8. 원자력 안전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것이 [액체금속로]다. 이것이 본격적인 상용운전에 들어가면 에너지 고갈이나 고준위 폐기물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원자로의 냉각제로 고압의 물이 아닌 금속(액체나트륨)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액체금속로]라고 한다.
액체금속로는 버려지는 우라늄 238을 핵연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플루토늄 239로 변환, 증식시킨다.
즉, 다 쓴 핵연료에서 새로운 핵연료가 계속 나오는 것과 같다. 고준위 핵폐기물을 크게 줄인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원자력연구소가 1997년 개념설계에 착수했다. 2020~2030년이면 본격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9. 액체나트륨 취급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나트륨은 물과 접촉하면 반응을 일으켜 폭발하는 성질이 있다.
핵연료를 냉각하는 나트륨은 노심의 방사능에 오염돼 있다. 결국 나트륨이 어떤 이유로든 폭발한다면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핵증기’가 산지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