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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공지사항

[시론] 미세먼지 해법, 결국 원자력이다 -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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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소비 가급적 전기화하고
전기생산 무탄소화하는 게 최선"

정용훈 < KAIST 교수, 원자력·양자공학 >
              

고농도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국내 공장, 자동차, 석탄 및 가스발전소 등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에 중국발(發) 미세먼지가 계절적 요인으로 더해지면서 미세먼지 ‘매우 나쁨’ 예보가 반복되고 있다.

2018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연간 1만2000명에 이른다. 2017년 산업재해 사망자 1777명과 교통사고 사망자 4185명을 합해도 초미세먼지 조기 사망자의 절반이 안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에 따르면 이대로 갈 경우 2060년 우리나라 미세먼지 조기 사망자 수는 5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런 미세먼지 문제를 흑백논리로 대응하면 공장, 자동차, 석탄과 가스발전 중 어느 하나를 마녀로 몰아세우게 될 것이다. 그러면 주범으로 지목되지 않은 다른 미세먼지 발생원은 관심권에서 벗어나 더 커질 수도 있다. 가스발전보다 깨끗한 석탄발전소도 있으니 무조건 석탄과 가스를 갈라치기해서도 안 될 일이다.

탈(脫)원전 기조에 따라 원자력발전을 가스발전으로 대체한다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원자력을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대체한다면 ‘간헐성 문제’로 보조가스발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는 여전히 더 배출된다. 배터리 저장장치를 쓰면 배출은 없다. 그런데 배터리는 비싸고 화재 위험이 있는 데다 대규모로 설치할 수도 없어 곤란하다. 수소를 에너지 담체로 사용하는 것은 배터리보다 효율이 떨어지고 경제성과 인프라도 갈 길이 더 멀다.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해서 만드는 수소는 너무 비싸고, 천연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만들 바에는 그냥 가스를 태우는 것이 낫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원자력발전만 한 것이 없다. 일본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방사능 피폭 사망자는 지금까지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도 희박하다. 매년 1만2000명씩 발생하는 미세먼지 조기 사망과 과거에도 극히 적었고 앞으로도 그러리라고 예상할 수 있는 원전사고 사망 중 무엇을 더 걱정해야 할까.

그런데 발전 부문에서만 원자력을 늘린다고 해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공장과 자동차 배출도 줄여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전기자동차로 미세먼지를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전기자동차는 도로에서의 배출은 없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가 나온다면 휘발유, 경유, 가스 차와 다를 것이 없다. 결국 전기 생산에서 원자력발전으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을 막아야 자동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조선, 철강, 정유화학 등의 산업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 그러나 미국, 유럽, 일본의 해당 산업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에서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 산업 분야에도 원자력 전기사용을 늘려 화석연료를 대체해야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에너지 소비 부문을 가급적 전기화하고 전기 생산을 무탄소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다. 원자력과 전기차 조합이 경제도 살리면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조합이다. 물론 중국의 원자력과 전기차도 같이 가야 한다